디아깎는 노인 by AO

2008년의 일이다. 캘리포니아 어바인 시에서 눈보라 영감이 게임을 만들고 있었다.

발매 예정 목록에 디아블로 3가 있길래 언제쯤 나오냐고 질문을 했다.

시기를 2011년으로 부르기에

 

더 빨리 내 줄 수 없습니까?”

 

했더니,

 

시기를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심심하거든 와우나 하우

 

대단히 무뚝뚝한 노인이었다. 정보도 딱히 얻지 못하고 어서 발매나 해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개발을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홈페이지며 직업이며

몬스터 컨셉 아트 등등을 보여주더니, 이리 돌려 보고 저리 돌려보다 스샷 몇 장

보여주고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깎고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베타나 합시다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2010년이 되자

패륜아가 쓰러지고 땅이 갈라지더니 시꺼먼 철갑용이 나왔다. 2011년이 되자

와우도 지겹고 손이 심심하여 참을 수가 없었다.

그만 만지고 이제 베타 좀 열어 주십시오

라고 했더니, 잠깐 기다리라며

 

“FF 테스트 좀 돌려봅세다

 

한다. 나는 기가 막혀서

 

지금이 2011년인데 사내에서만 돌려보겠단 말이오? 노인장. 외고집이시구먼.

내 똥줄이 다 탔다니까요.”

 

노인은 퉁명스럽게,

 

와우를 결제하면 스타 2가 공짜

 

하고 내뱉는다. 어차피 3/4분기는 글렀다 싶고 해서, 결제나 한번 더 넣고

될 대로 되라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깎아 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작품이란 제대로 만들어야지,

서두른다고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게임을 이리 저리 둘러보더니 갑자기 웬 판다 한 마릴

주물럭거리다 되돌아온다. 그런데 저 쪽에서 또 웬 껄렁하게 생긴 노인장이

하나 오더니 눈보라 노인에게 훼방을 놓기 시작했다.

 

아니 누가 여기서 장사해도 됀댔나? 심의는 받은건가?”

이 진상은 또 뭐 하러 와서 껄떡대는게야?”

 

두 노인이 서로 떽떽거리며 싸우느라 눈보라 노인의 손길이 늦춰질까 노심

초사한 내가 끼어드려니 손사래를 치며 가서 LoL이나 하랜다.

 

얼씨구 하니 4/4분기도 지나 벌써 2012년이다. 얼마 후에야 새로 온 노인장이

엉덩이를 굼실대며 자리를 뜨고, 눈보라 영감은 이리 저리 게임을 둘려 보더니

갑자기 네팔렘 상자며 요르단 단지며 멀쩡해 보이는 것들을 쳐내기 시작했다.

 

또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이래서야 6월에나

겨우 보겠구나, 일부러 1이며 2 3 6월에 내는 전통을 세우려고 미루나 싶었다.

기다리는 호갱은 호갱일 뿐이다. 그래 가지고 완성도만 되게 부른다. 팬들을

트롤링하는 못된 노인이다. 생각할수록 짜증이 났다.

 

그러다 노인이 나를 불러 쳐다보니, 노인은 태연이 허리를 펴고 빙그레 웃으면서

게임을 건네준다. 그 때, 바라보고 있는 노인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산뜻했다.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 노인에 대한 짜증과 분노도 감쇄된 셈이다.

 

집에 와서 클라이언트를 키고 실행을 시켰다.





 

고추가 폭발했다.





 

지구는 멸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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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섹수술을 했습니다. by AO

지난 주 월요일에 큰 맘 먹고 뙇!

3일동안 으아아아아 으아아아아 하면서 지내다가, 지난 주 토요일에 보호렌즈 빼고
어제는 샤워 해금이 풀려서 잘 씻고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습니다.

웃긴 게 멀리 있는 거.. 그러니까 5m 이상 떨어진 대상은 선명하게 잘 보이거든요
근데 그 안쪽에 있는 건 흐리멍덩하고 안개 낀 것 처럼 보입니다.
지금 모니터 보는 것도 좀 힘들어요 뭐랄까 약간 Blur 먹인 것 처럼 보임

일부러 약간 원시가 되게 깎고 천천히 회복이 되면서 근거리 시야도 선명해진다고 해요.

그런데 간호사가 상담을 할 때는 그 회복기간이 얼마나 되는지는 얘길 안 해 줬었음.


「3일 동안은 존나게 아프고여 저도 했었는데 원장선생님 씨발새끼 이러면서 매우 분노했음 ㅇㅇ」
「헐 그렇근여」
「그 이후부터는 아프진 않고 차차 나아지구여 그리고 수술 이후 보호렌즈를 착용하는데 이 땐 못 씻으세요」
「얼마나 써야 하나요?」
「5~6일 정도니까 그냥 일주일은 못 씻는다고 생각하세요 ㅇㅇ」


그래서 일주일을 존나 방콕해서 아무것도 못 하고 말이죠 제가 아어어 아어어어어어어어어
얼굴은 따뜻한 타월로 살짝살짝 찍듯 씻는데 머리를 못 감음. 완전 기름으로 하드코팅된 수준.

어쨌든 지난 주 토요일에 보호렌즈 빼러 가면서 ㅎㅎ 오늘 머리 감아도 되겠지
깨끗하게 싹 씻고 렌즈를 뺀 클린한 시야로 재미지게 무도를 봐야겠당 하고 딱 갔는데


「샤워는 2일 뒤에 하세요」




「뭐라구요?」
「그리고 항생제는 하루에 4번 넣으시고여 소염제는 3시간 간격으로 6번 넣으시고 인공눈물은 2시간 간격 어쩌구저쩌구」
「아니ㅎㅎㅎ 뭐가 그렇게 복잡함ㅎㅎㅎ 그리고 왜 렌즈 뺐는데도 잘 안 보이져?」
「근거리가 뿌옇게 보이는 건 각막이 아직 완전히 재생되지 않았기 때문이고여 회복되는 데 1~3달 걸림여」



씨발년아


「아니 ㅎㅎㅎ 그걸 지금 얘기해주심 어떻게 함 ㅎㅎㅎ」
「헐 상식인데.. 그 동안 계속 시력은 상승할거고여」



아니 씨발  이년아 도로 내 각막 돌려내라 1~3달이 무엇이야 그 동안 이렇게 뿌옇게 지내라거???
아어 진짜 저 얘길 듣는 순간 온갖가지 심정이 아주 그냥 줄줄줄 아어어 아어어어어어어어어어

후 하긴 누굴 탓하겠습니까 좀 더 자세히 조사해볼 걸
저는 2~4주 안에 완치 되는 줄 알았거든요..

아.. 어쨌든, 그래서 참 여러모로 그렇습니다. 솔직히 조금 그렇더라구요.
3달 동안 또 이것저것 주의사항에, 정말 시야가 깨끗하게 잘 회복될까 하는 불안감도 있고요.

뭣보다 모니터 보는 게 힘드니까 그림도 못 그리고..

아 얼른 깨끗하고 선명한 시야를 갖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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